Show notes
"아이는 자기를 덜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에 들려고 애쓴다고 한다. 자기를 사랑하는게 확실한 부모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기를 마뜩지 않아하는 부모의 마음에 드는게 생존에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. 그가 자기를 버리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.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바로 그것때문에 아이에 대해 힘을 갖게 된다. 나쁜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지 않음으로써 아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. 아이는 끝없이 노력하고 부모는 너는 영원히 내 사랑을 가질 수 없다고 암시하고 아이는 또 노력하고 부모는 또 암시하고 (중략)인간사가 정의와 무관하다는 걸 발견하게 될 때마다 씁슬하다...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아이의 애정을 받지 못하고 어려서 불행하게 자란 사람일수록 연인과의 관계가 더 원만하다면 얼마나 바람직할까. 그런데 불행히도 인간사는 정의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. 그래서 기독교나 불교 같은 종교들은 정의의 실현을 사후 또는 내세로 미룬 게 아닐까." 출처 : 김영하 산문집 <보다> p. 76

